# 본 내용은 참고 용도로만 활용하시되, 정확한 정보는 관련 기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한국은행
소비의 힘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박제가는 일찍이‘북학의’라는 저서에서 소비의 중요성을 위와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우물물은 적절하게 퍼서 사용하면 다시 신선한 물로 계속 채워집니다. 우물에 있는 물을 아깝다고 사용하지 않으면, 우물이 말라 버리고 결국에는 우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생산된 물건도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재고로 쌓이고 그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문을 닫게 되어 실업자가 늘어나게 됩니다. 위의 비단옷과 기교 있는 질그릇 예는 소비주체인 가계가 품질 좋은 상품을 꾸준히 소비함으로써 생산이 늘어나고 기술이 발전될 수 있음을 말해 줍니다. 이처럼 경제에 있어서 소비의 역할은 기업이 생산활동을 지속하게 할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기술발전을 유도합니다.
박제가의 '우물론'
무릇 재물은 우물과 같다. 우물은 퍼서 쓸수록 자꾸 채워지는 것이고, 이용하지 않으면 말라 버리고 마는 것이다. 비단옷을 입지 않으니 나라 안에 비단 짜는 사람이 없어지게 된 것이고, 이로 인해 여공(女工)이 없어지게 된 것이다. 비뚤어진 그릇을 탓하지 않으니 일에 기교가 없고, 나라에 공장(工匠)과 도야(陶冶 : 질그릇을 굽고 연장을 벼리는 장소)가 없어지게 되며 나아가서는 기술과 재주가 없어질 것이다.
자료 : 김상규,‘박제가의 우물론과 균형소비교육’
정상적인 경우, 가계의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그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경제적 이윤이 추가적으로 발생함을 뜻합니다. 이는 기업에게 생산을 확대하라는 신호를 주며 나아가 그 기업이 포함된 산업이 발전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어떤 상품에 대한 소비가 감소하는 것은 기업에게 생산을 축소하라는 신호가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그 산업이 도태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비활동과 효용
소비자가 상품을 소비함으로써 얻는 만족감을 효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상품의 소비를 한 단위씩 늘릴 때 효용이 추가로 증가한 분을 한계효용이라고 합니다. 보통의 경우 소비하는 양이 증가함에 따라 전체 효용은 증가하지만 한계효용은 감소합니다. 무더운 날, 청량음료를 마시는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첫잔의 경우 시원함의 효용은 매우 크지만 그 다음부터 한 잔이 주는 추가적인 만족감은 잔을 더할수록 점점 줄어듭니다.
*효용: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함으로써 느끼는 소비자의 만족감
한계효용이 감소하는 성질을 잘 보여주는 곳이 바로 뷔페식당입니다. 뷔페식당에서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한 가지 음식만 먹고 나오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계속 먹게 되면 그 음식의 한계효용이 감소하여 다른 음식이 주는 한계효용보다 작아지는 상태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이때 다른 음식을 먹기 시작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에 한계효용이 감소하지 않고 증가하거나 일정하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뷔페식당의 예를 계속 들어보면, 여러 가지 메뉴 중 갈비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처음에 갈비부터 먹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갈비를 아무리 먹어도 한계효용이 감소하지 않는다면 다른 어떤 음식보다 여전히 갈비의 한계효용이 클 것입니다. 따라서 갈비 먹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이 경우 나머지 다양한 음식을 맛보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계효용이 감소한다고 해서 모든 재화가 일정한 속도로 감소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재화는 상당량을 소비할 때까지 한계효용이 별로 감소하지않지만, 어떤 재화는 한계효용이 급격하게 감소합니다. 예를 들어 더운 여름 끝에 오는 시원한 가을 날씨가 이틀 연속 지속된다고 해서 둘째 날의 한계효용이 첫째 날의 한계효용에 비해 크게 감소하지는 않습니다.
이에 비해 스포츠 신문이나 영화는 한계효용이 급속히 감소하기 때문에 같은 날에 두 부의 스포츠 신문을 구입하거나 같은 영화를 끝까지 두 번 보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입니다. 가계는 효용을 크게 만들기 위해 소비를 합니다. 효용이란 것이 상품 소비에 따라 얻게 되는 만족이므로 소비량이 많아질수록 전체 효용은 커질 것입니다.
그러나 소비하는 데는 돈이 들기 때문에 소비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은 소득의 범위를 넘을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주어진 예산의 범위 안에서 소비해야 하는 제약이 따르는 것입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이 예산제약*의 범위 안에서 여러 가지 선택 가운데 효용이 가장 커지는 소비를 하게 됩니다.
*예산제약: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드는 지출액이 소득을 초과할 수 없다는 조건
합리적인 소비
소비활동은 각자의 효용을 크게 해 주며 동시에 국가경제를 건전하게 유지하도록 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선진국의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선택과 소비자주권*의 철저한 실천을 통해 불량품이나 부당 영업행위 등이 발붙이기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경쟁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이익도 사실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행위에 의해 크게 달라집니다.
*소비자주권: 희소한 자원의 배분에 소비자의 선호가 존중되고 반영되는 현상
우리나라 기업이 외국으로 진출하는 경우 가장 무서운 상대는 그 나라 정부나 기업이 아니라 그 나라의 소비자입니다. 소비자는 곧 시장경제의 지휘자이자 시장경제 최후의 감시자인 셈입니다. 그러나 소비를 할 때의 판단 기준인 효용이 주관적이기 때문에 자칫 개인의 소비선택이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이루어져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나중에 후회를 한다면 합리적인 소비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합리적인 소비란 무엇일까요? 개인이 자신의 효용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알고 그에 맞추어 일관성 있게 효용을 극대화하면서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효율도 높여 주는 소비를 말합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하기 위해서는 바람직한 가치관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어린 시절부터 합리적인 소비의 중요성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생활화하여 야 할 것입니다. 합리적인 소비생활의 방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계획적인 소비생활이 중요합니다. 반드시 구매계획을 세운 후에 구매를 해야 합니다. 장보기에 앞서 사야 할 품목을 적어 보는 것이 충동구매와 시간의 낭비를 막아 줍니다. 일생주기를 고려하여 장기 생활설계를 세워놓은 다음 가능하면 그 안에서 지출과 저축을 하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신혼기에는 지출이 적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이 늘어나므로 미래지출에 대비하는 장기적 계획을 세워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가격과 품질에 근거하여 선택하여야 합니다. 무조건 대형이나 외제를 선호하기보다는 가격과 품질과의 관계를 적절히 고려하여 소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각 개인의 생활여건과 편리성을 따져 물건을 고르고 가격과 품질, 실용성 등을 고루 살펴보고 비교한 후 구매를 결정합니다.
소비자정보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품질과 가격 면에서 만족스러운 상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신문, 잡지 등을 통해 얻은 객관적인 정보와 소비자단체 등의 상품 테스트 결과와 생활 정보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생산적인 소비활동이 필요합니다. 생산적인 소비는 미래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같은 지출을 하더라도 더 나은 삶을 위한 수단으로서 소비하는 것입니다. 유흥비 지출과 같은 일회성 소비를 자제하고 미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되는 소비를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비합리적인 소비행태
• 과소비 : 자신의 현재 및 미래 소득수준이나 한정된 예산을 감안할 때 향후 경제생활에 큰 부담을 초래하는 소비
• 과시소비 : 효용을 얻기 위한 목적보다는 금전력이나 지위를 남에게 과시할 목적으로 하는 소비
• 모방소비 : 꼭 필요하지 않으나 소비자들의 상위지향적 욕망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주위 사람 또는 상위계층을 따라 하는 소비
• 충동소비 : 사전 구매계획 없이 구매현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구매자극을 받아 충동적으로 하는 소비
최근의 소비행태는 비합리적인가? - 가성비와 가심비
가성비는‘가격 대비 성능’의 줄임 말입니다. 소비자가 지급한 가격에 비해 제품의 성능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큰 효용을 주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라 할 수 있습니다. 가심비란 가성비에서 파생된 단어로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을 뜻합니다. 이는 실질적으로 유용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자신의 만족감을 채우는 것을 더 중시하며 이를 위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 최근의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단어입니다. 가성비만 따지거나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며 행해졌던 소비에서‘나’중심의 소비로 바뀌면서 소비 형태도‘심리적 만족 극대화’와‘불필요한 소비의 최소화’로 나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최근 어른들이 어린이 상품을 구매하는 키덜트(어린이를 뜻하는‘Kid’와 어른을 뜻하는‘Adult’의 합성어) 소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키덜트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현실적인 쓸모보다는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옷이나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처럼 상품의 사용가치를 따지는 게 아니라 옛 만화와 게임 속 캐릭터 인형을 구매함으로써 심리적 만족감을 채우려고 합니다. 이는 가심비를 중시하는 최근 소비 행태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키덜트족의 소비행태는 합리적인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합리적 소비란 소비자가 상품의 가격과 품질 등을 고려해 그 상품을 소비할 때 얻게 되는 만족을 극대화하는 소비행위를 가리킵니다.
키덜트족의 소비는 전통적 경제학 이론의 전제가 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경제적 인간), 즉 정서나 감정을 배제하고 합리적 선택을 하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사람들의 소비는 심리와 감성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키덜트족의 소비문화는 경제현상을 설명할 때 주관적 요소의 중요성이 점차 인정되는 최근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료 : 이보라,‘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동아일보 2019년 7월 9일 및 월간 마케팅, 2018년 2월호(p.65-70) 수정 발췌
효용 극대화
어떻게 소비선택을 해야 전체 효용이 가장 큰지를 알아보기 위해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5,000원을 가지고
갈비와 초밥을 먹으려고 합니다. 두 상품은 모두 한 개에 1,000원씩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사람은 초밥보다 갈비를 더 좋아하지만 갈비의 한계효용이 감소하는 폭이 초밥보다 훨씬 크다고 합니다. 따라서 갈비와 초밥에서 얻을 수 있는 한계효용을 아래와 같이 표시할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은 예산제약인 5,000원으로 갈비만 5개를 먹을 수도 있고 초밥만 5개를 먹을 수도 있습니다. 또 갈비 2개, 초밥
3개와 같이 섞어서 5개를 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뷔페식당의 예에서 본 것처럼 갈비를 좋아한다고 해서 갈비만 5개를 먹을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갈비를 먹을수록 그 한계효용이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선택하는 것이 효용을 가장 크게 만들까요? 모든 선택 가능한 대안에 대해 각각의 전체 효용을 계산해보면 아래 표와 같습니다. 이 표에서는 갈비 3개와 초밥 2개를 먹으면 전체 효용의 크기가 37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각 소비선택이 주는 효용의 크기를 일일이 계산하지 않고서는 효용이 가장 큰 상품묶음을 찾을 수 없을까
요? 그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것이 바로 한계효용균등의 법칙*이라는 것입니다. 한계효용균등의 법칙이란 예산제약에 맞추어 전체 효용을 최대로 하기 위해서 각 상품에 마지막으로 지출한 돈의 효용이 같아지도록 상품을 구입하면 된다는 원리입니다.
*한계효용균등의 법칙: 각 상품 1원어치의 한계효용이 균등하여, 주어진 소득으로 한 상품을 덜 소비하고 다른 상품을 더 소비해도 전체효용이 더 이상 증가되지 않을때 소비자는 최대의 효용을 얻게 됨
만약 각 상품에 대한 마지막 1원의 효용이 서로 다르게 소비하고 있다면 소비선택을 달리하여 효용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의 예에서도 효용을 극대화하는 소비묶음에서 3번째 갈비의 한계효용과 2번째 초밥의 한계효용이 모두 4로 같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우리가 하는 소비활동은 위의 예처럼 간단하지도 않고 설사 간단하다 하더라도 한계효용이 얼마인지 정확히 계산
해 가면서 소비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할 뿐 이미 상품을 실제 구입할 때마다 각 상품의 소비로부터 얻는 한계효용을 같게 하는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NEWS
생산·소비 동반 추락.. 코로나發 불확실성 커졌다
서울신문
통계청, 7월 산업활동 동향
백신구매 감소에 전 산업생산지수 -0.5%의류·車 판매↓… 소비도 다시 마이너스경기예측 지수도 14개월 만에 감소세로 코로나19 4차 대유행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생산과 소비가 나란히 감소세로 전환됐다.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은 늘었지만, 지난달 백신 구매가...
국민지원금, 소비 늘리지만 업종별 효과는 '온도차'
KBS
정부는 이렇게 지급되는 국민지원금이 소비, 특히 골목상권에 대한 지출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거 사례를 보면 꼭 정부 바람대로 효과가 나타날 거라고 보장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왜 그런지, 계속해서 박예원 기자가 설명합니다...
“경제적 효용 강조한 ‘비대면진료’ 제도화 지양돼야”
메디팜스투데이
의료정책연구소가 코로나19 이후 시행된 전화상담 및 처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필수적인 법적.제도적 안전장치 미비로 인해 비대면 진료 제도화는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우봉식)는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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