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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상식

돈의 탄생

by taxis 2021.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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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고 용도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정확한 정보는 관련 기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한국은행


상품화폐에서 금속화폐로


흔히 돈 하면 위인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 사각형의 지폐나 동그란 금속 주화를 연상하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류의 오랜 역사에서 현재와 같은 돈의 모양과 화폐제도가 정착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돈은 결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졌거나 땅에서 솟아난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교환 동기에 의한 자연발생적 학습 과정에 의해 생겨나 발달되어 온 하나의 사회제도인 것입니다. 오래되었다는 주화의 경우에도 고작 몇천 년 정도의 역사를 갖고 있을 뿐이며 지폐는 18세기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람들이 처음에 교환의 매개물로서 사용한 것은 소금, 쌀, 베, 가축 등과 같은 다양한 물품이었습니다. 이를 상품화폐(commodity money) 또는 물품화폐라고 부르는데 물물교환에 비하면 발달된 형태였지만 이것을 돈으로 사용하는 데는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문명이 발달하고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상품화폐를 대신하여 등장한 것이 바로 금, 은 등과 같은 금속화폐입니다. 금속은 일반상품에 비해 휴대하기 편리하고 변질되지도 않기 때문에 화폐로서 널리 쓰이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아울러 국가의 권력이 강화되면서 단순한 금속 조각 대신 일정한 형태의 주조화폐를 유통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주조화폐는 사람들이 주조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거나 주조의 이익을 크게 하기 위해 점차 금속의 함량을 줄임으로써 명목가치에 비해 소재가치가 떨어지게 되고 그레샴의 법칙(Gresham's Law)*대로 시중에서 양화(良貨)가 사라지고 귀금속 함유량이 적은 악화(惡貨)만 유통되는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그레샴의 법칙: 16세기 영국의 금융가 그레샴이 말한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Bad money drives out good money)’는 법칙

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

인터넷과 스마트폰 같은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점점‘돈 구경’을 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종이
나 동전으로 된 현금을 갖고 다니려 하지 않습니다. 현금 화폐가 없어도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쓸 수 있는‘○○페이’와 가상화폐 등‘비현금 전자지급수단’이 돈을 대신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현금 화폐 대신 전자지급수단이 널리 사용되는 사회를‘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라고 합니다.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곳으로도 유명한 스웨덴은‘현금 없는 사회’에 가장 가까운 나라입니다. 이 나라에서는 현
금을 받지 않고 신용카드 같은 전자지급수단으로만 결제를 해야 하는 상점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이미 2014년부터 스웨덴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캐나다, 벨기에, 호주 등이‘현금 없는 사회’에 가까워졌다고 보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도‘현금 없는 사회’에 성큼 다가섰습니다. 사람들은 요즘 거의 현금을 갖고 다니지 않습니다. 버스나 지하
철을 탈 때는 교통카드를 사용하고,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는 지난해부터 현금을 받지 않는‘현금 없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7년 한국은행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100만 원어치 물건을 살 때 76만 원어치는 신용카드 등 전자지급수단으로 결제했고, 현금을 사용한 것은 24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이처럼 현금 사용이 줄어들면서 한국은행이 발행한 지폐와 동전(순발행액 기준)은 2017년 10조5000억 원에서 2018년에는 7조5000억 원으로 3조 원(28.9%)이나 감소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은행의 화폐 발행액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금 없는 사회’를 향해 나가는 디딤돌의 하나로 한국은행은 2017년‘동전 없는 사회(coinless society)’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가게에서 손님에게 거스름돈으로 줘야 할 잔돈을 선불카드에 충전해 주고 여기에 쌓인 돈을 나중에 쓸 수 있게 한 것입니다.

‘현금 없는 사회’는 몇 가지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제일 큰 장점은 전자지급수단이 현금보다 사용하기 편리하다
는 것입니다. 현금을 찾으러 바쁜 시간을 내 은행에 갈 필요가 없고, 지갑에 넣어둔 현금을 분실하거나 도둑맞을 위험도 없습니다. 상점에서도 현금보다 전자지급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물건을 얼마나 팔았는지 계산하기도 쉽고 거스름돈을 따로 준비할 필요도 없습니다. 국가에도 편리한 점이 있습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고판 자료가 남기 때문에 세금을 정확히 매길 수 있습니다. 또 뇌물과 같은 불법적인 자금 거래도 막을 수 있습니다. 지폐나 동전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도 아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점도 있습니다. 우선 노인들은 대체로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기기를 잘 다루지 못하기 때문에 전자지급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불편할 수 있습니다. 또 누군가 은행이나 카드회사의 전산시스템을 해킹해 돈을 훔쳐 가면 막대한 피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나 정전이 일어나 컴퓨터와 통신시설이 멈추는 경우 모든 전자거래가 한꺼번에 중단되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자료 : 강기승,‘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동아일보 2019년 4월 16일 수정 발췌


지폐와 법화제도


금속화폐에 불편을 느낀 사람들은 18세기에 들면서 본격적으로 종이 돈, 즉 지폐를 사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안전한 금고를 갖고 있는 금세공상(goldsmith)은 고객이 금, 은 등을 맡기면 이것을 금고에 보관하고 그 증거로 예탁증서를 발행해 주었는데 이것이 본격적으로 지폐를 사용하게 된 출발점입니다. 이와 같이 지폐는 그 자체가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갖지 않았으나 금세공상이나 은행에 저장되어 있는 같은 금액의 금이나 은을 기초로 발행됨으로써 유통되는 데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지폐를 태환지폐*(兌換紙幣, convertible money)라고 부르는데(태(兌)와 환(換)은 모두 바꾼다는 의미) 누구나 요구하면 지폐를 금이나 은으로 바꿔준다는 뜻입니다.
*태환지폐: 요구가 있으면 즉각 금이나 은으로 바꿔 줄 수 있는 지폐

지폐는 제조비용이 적고 휴대가 간편해서 금속화폐 대신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었습니다. 지폐의 사용이 일반화되자 은행들은 신용상태만 좋으면 실제로 금고에 보관하고 있는 금이나 은보다 훨씬 많은 양의 지폐를 발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오늘날과 같은 불환지폐(不換紙幣, unconvertible money)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불환지폐는 그 자체가 하등의 상품가치를 가지지 않아 명목화폐라고도 합니다. 한낱 종잇조각에 불과한 불환지폐가 돈, 즉 화폐로서 지불수단과 가치저장 등의 기능을 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이에 대한 믿음에 기초한 것입니다.

현대 국가에서는 지폐에 표시된 액수의 가치를 법에 의해 보장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법적으로 그 가치를 보장한다는 의미에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를 법화*(法貨, legal tender)라고 부릅니다. 법화제도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화폐의 위조를 막는 등 국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지만 이를 사용하는 국민의 화폐에 대한 신뢰가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1980년대 말 구소련의 루블화는 여전히 법화임에도 불구하고 모스크바 사람들은 루블화 대신 미국 달러화를 거래수단으로 더 선호했습니다.
*법화: 국가가 법적으로 그 가치를 보장하는 화폐

이는 자국 화폐인 루블화보다 달러화가 장래에도 실질가치의 하락 없이 통용될 가능성이 많으며 가치저장의 수단으로서 더 우월하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한국은행법에 ‘화폐의 발행권은 한국은행만이 가진다(제47조)’, '한국은행이 발행한 한국은행권은 법화로서 모든 거래에 무제한 통용된다(제48조)’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한편 법화제도는 시중에 유통되는 돈의 양을 중앙은행이 관리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관리통화제도라고 합니다. 관리통화제도 하에서는 금속화폐 시대에 없던 지폐를 남발할 위험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로 인한 경제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독립적인 중앙은행이 돈의 발행과 그 양을 조절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화폐의 남발로 인한 경제적 폐해는 동서고금에 그 사례가 많습니다. 조선시대 말 대원군이 경복궁을 다시 지으면서 경비 조달을 위해 당백전(當百錢)을 남발함으로써 물가가 폭등하고 국민의 생활이 피폐해졌던 것도 그 한 예입니다.

은행이 발달하고 공신력이 커지면서 은행이 발행하는 수표는 화폐와 같이 지불수단으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전자화폐 등도 교환의 매개물로서 이용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금보다 신용카드, OO페이, 디지털 화폐와 같은 비(非)현금 전자지급수단의 사용이 계속 늘어남에 따라 머지않아‘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합니다. 중앙은행이 직접 디지털 화폐를 발행(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을 정도로 오늘날 화폐의 모습은 진화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리디노미네이션이란?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이란 화폐단위를 변경하는 것으로서 보통 통용되는 모든 지폐와 동전의 액면을
1,000 대 1 또는 100 대 1 등과 같이 동일한 비율의 낮은 숫자로 변경하는 것을 말합니다. 만일 현행 화폐를 1,000 대 1로 리디노미네이션하면 3억 원짜리 아파트는 30만 원으로 됩니다. 이 경우 실질적인 의미에서 가치가 변동하거나 자산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리디노미네이션은 돈의 여러 가지 기능 중에서 가치척도 기능인 표시 단위를 변경하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리디노미네이션을 할 때 화폐의 호칭을 바꾸지 않으면 경제생활에 혼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보통 화폐의 호칭도 함께 변경합니다.
*통용되는 모든 지폐와 동전의 액면을 1,000 대 1 또는 100 대 1 등과 같이 동일한 비율의 낮은 숫자로 화폐단위를 변경하는 것

2004년 1월 터키 의회는 터키 정부가 제출한 화폐단위 변경에 관한 법률을 승인하여 2005년 1월부터 100만 대 1로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하였습니다. 터키 중앙은행이 2004년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23년의 독일 이후 2002년의 아프가니스탄까지 모두 49개 국가에서 화폐단위를 변경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서 프랑스와 핀란드가 각각 1960년과 1963년에 100 대 1로, 러시아가 1998년에 1,000 대 1로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하였습니다.

우리나라도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리디노미네이션을 한 바 있습니다. 지난 1953년 2월 화폐단위를 100 대 1로 낮추면서 호칭을 원(圓)에서 환(圜)으로 변경하고, 1962년 6월에는 화폐단위를 10 대 1로 낮추면서 호칭을 환(圜)에서 원으로 변경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하는 것일까요? 앞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한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큰 편익이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규모가 커지거나 물가상승으로 화폐가치가 과도하게 떨어지면 화폐단위로 표현하는 숫자가 너무 커져서 거래나 계산·회계처리 등 경제생활에서 불편이 많아지는데 리디노미네이션으로 이런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를 통해 자국 화폐의 대외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원화 환율이 미화 1 달러당 1,000원이라고 하면 원화의 가치가 낮아 보이지만 1 달러당 10원이라고 하면 그 만큼 가치가 높아 보이니까요. 한편 리디노미네이션을 부정적으로 보는 측에서는 화폐단위가 낮아진 데 따른 착각 때문에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3,000만 원 짜리 승용차가 리디노미네이션으로 3만 원이 되었다면 가격이 싸진 것 같은 착각 때문에 승용차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서 승용차 가격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또한 리디노미네이션은 새 화폐를 제조하고 현금입출금기(ATM)와 자동판매기를 교체하며 각종 전산 프로그램을 수정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단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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