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내용은 참고 용도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정확한 정보는 관련 기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한국은행
돈은 경제의 혈액
오늘날 돈이 없는 경제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돈은 일상생활을 매개하고 있어 의식주와 같은 생활의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돈이 모든 죄악의 근원이라고까지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처럼 돈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는 적건 많건 매일 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점심을 먹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 등에 끊임없이 돈이 들어갑니다. 또한 소득 중에서 쓰고 남은 돈을 금융기관에 저축하는데 금융기관은 그 돈을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빌려줍니다. 그리고 기업은 빌린 돈으로 공장 건물을 짓거나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기타 생산 활동을 위해 필요한 곳에 사용합니다. 이처럼 돈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해 주기 때문에 흔히 인체에 있어 혈액의 역할에 비유됩니다.
돈*은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뜻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개인이나 기업이 ‘돈을 많이 번다’라고 할 때의 돈은 소득이나 매출액을 뜻합니다. 또 ‘그는 돈이 많다’라고 할 때 돈은 재산이나 부(富)로서 주식, 부동산 등을 포함하여 가지고 있는 순(純)자산을 의미합니다. 돈은 사람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하고 그 대가를 지불하는 데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몇 가지 형태의 자산을 뜻하는 말로도 쓰입니다. 이 경우 지갑에 들어 있는 현금은 돈이지만 주식은 돈으로 간주하지 않습니다. 주식을 점심 값이나 스마트폰 통신요금으로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돈: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데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몇 가지 형태의 자산
나라 경제에서는 이러한 돈을 화폐(貨幣)라고도 부릅니다. 이 장에서 돈과 화폐는 순수한 우리말과 한자어라는 차이만 있을 뿐 의미가 같다고 보고 혼용하기로 합니다. 또 엄밀한 의미로 현재 사용 가능한 현금, 예금 등의 지불수단을 뜻하는 통화(通貨)도 돈과 화폐의 또 다른 표현으로서 같이 사용하기로 합니다. 이제 돈, 즉 화폐의 기능과 역사를 알아보고 돈의 공급과정 등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돈의 세 가지 기능
돈은 기본적으로 교환의 매개물로서 지불수단의 기능을 합니다. 돈이 갖는 교환매개 기능*의 중요성은 돈 없이 물건과 물건을 맞바꾸던 물물교환 경제를 상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쌀을 가지고 생선과 교환하려고 할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우선 이 사람은 쌀이 필요하면서 그 대가로 생선을 지불하려는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두 사람이 운 좋게 만날 수 있다면 쌀과 생선을 교환함으로써 각자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만 현실에서 거래하려는 두 사람의 욕구가 정확히 일치하는 경우란 매우 드물 것입니다.
*교환매개 기능: 재화와 서비스를 사는 사람이 파는 사람에게 주는 지불수단
그러나 돈을 매개수단으로 하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과 원하는 물건을 교환한다면 거래 상대를 찾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어지게 됩니다. 돈을 사용하면 탐색비용 등 여러 가지 거래비용을 줄여주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가 가장 저렴하고 질 좋게 만들 수 있는 재화나 서비스의 생산에 전문화할 수 있게 됩니다. 그 결과 나라 전체로는 생산량과 소비량이 증가하여 더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돈에는 가치척도 기능*이 있습니다. 각 상품의 경제적 가치는 돈, 즉 화폐의 단위로 표시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쌀 40Kg의 가격을 10만 원, 노트북 컴퓨터의 가격을 100만 원으로 표시합니다. 이 경우 쌀 40Kg의 가격을 노트북 컴퓨터 10분의 1대라고 말할 수도 있으나 물건 값을 모두 이런 식으로 표시하면 사회적으로 많은 불편과 비용이 뒤따릅니다. 따라서 돈을 상품의 가치를 나타내고 계산과 회계를 하는 단위로 사용합니다.
*가치척도 기능: 상품의 가치를 표시하고 계산과 회계의 단위가 되는 기능
돈은 가치저장 기능도 갖고 있습니다. 가치저장 기능이란 시간이 지나더라도 물건을 살 수 있는 능력, 즉 구매력을 보관해 주는 역할을 말합니다. 물론 돈만이 유일한 가치저장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식, 채권 등 금융자산이나 귀금속, 건물, 쌀 등 실물자산도 가치를 저장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농민은 가을에 거둔 쌀을 저장해 두었다가 다음 해에 팔아 생활비, 자녀 학비 등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쌀을 가을에 바로 팔아 돈으로 보관해 두었다가 사용하는 편이 편리할 것입니다. 쌀을 저장하기 위해서는 창고를 지어야 하는 등 많은 비용을 부담하여야 하지만 돈을 보관하는 데는 조그만 금고만 있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다른 금융자산은 단기에도 경제여건에 따라 그 자체의 가격변동이 클 수도 있는 반면 돈은 물가 가 안정된 정상적인 경우 가치변동이 미미하여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가치저장 기능: 현재의 구매력을 미래로 이전시키는 기능
우리나라 돈의 역사
우리나라에서 돈, 즉 화폐의 주조와 사용에 관한 최고의 기록은 기원전 957년 기자조선의 자모전(子母錢)에 관한 것입니다. 또 삼한의 하나인 마한에서는 기원전 169년에 동전(銅錢)을 주조하였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려시대 이전에는 교환의 매개수단으로 금속으로 만든 돈보다는 곡물이나 베와 같은 직물이 주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짐작되며 돈에 관한 기록과 유물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고려시대부터입니다.
역사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돈은 철을 주조해 만든 건원중보(乾元重寶)입니다. 건원중보는 고려 성종 15년인 996년에 처음으로 발행되었으나 활발히 사용되지는 않았습니다. 조선시대에 들어와 중앙집권적 통치체제를 확립해 나가는 과정에서 화폐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1401년(태종 1년)에는 최초의 지폐인 저화(楮貨)가 발행되었으며, 1423년(세종 5년)에는 동전(銅錢)인 조선통보(朝鮮通寶)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조선 초기에는 교환 경제가 발달하지 않아 이들 화폐가 일반적인 거래의 매개수단으로 정착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상공업이 발달하면서 1678년(숙종 4년) 우리나라 화폐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가 되는 상평통보(常平通寶)가 발행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현용화폐
상평통보는 우리나라 화폐 중 전국적으로 유통된 최초의 화폐이며 2세기에 걸쳐 장기간 통용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된 최초의 은행권은 일본 제일은행(第一銀行)이 1902년에 개항장에서 무역 거래를 위하여 유통시킨 일 원(壹圓) 오 원(五圓) 십 원(拾圓) 3종류의 지폐입니다. 1909년 우리나라 최초의 중앙은행이라고 할 수 있는 구 한국은행(당시의 이름은 한국은행이었으나 현재의 한국은행과 구별하기 위하여 구 한국은행이라 함)이 설립되고 1910년부터 일 원(壹圓) 오 원(五圓) 십 원(拾圓)권을 발행하였습니다. 1911년 8월 구 한국은행은 조선은행으로 다시 출범하고 1914년부터 일 원(壹圓) 오 원(五圓) 십 원(拾圓) 백 원(百圓)짜리 돈을 발행하였으나 중일 전쟁 발발 이후에는 전비조달을 위해 은행권을 남발하여 우리나라에서 경제적 수탈을 심화시켰습니다.
1950년 6월 현재의 한국은행이 설립되고 그해 7월에 최초의 원(圓) 표시 한국은행권을 사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1953년 2월에는 인플레이션의 진정 등을 목적으로 화폐단위를 원(圓)에서 환(圜)으로 바꾸고 100원(圓)을 1환(圜)으로 화폐단위를 변경하였습니다. 이후 1962년 6월 다시 화폐단위를 환(圜)에서 순수한 한글인‘원’으로 바꾸고 10환(圜)을 1원으로 조정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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