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내용은 참고 용도로만 활용하시되, 정확한 정보는 관련 기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한국은행
경기는 경제 각 부문의 평균적인 활동 상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경기가 좋다거나 나쁘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보통 개별기업 입장에서는 매출이 늘거나 수익성이 나아지면 경기가 좋다고 말합니다. 개인들은 소득이 높아지거나 가지고 있는 주식이나 집의 가격이 오르면 경기가 괜찮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개별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경기는 각자 처한 여건과 판단기준에 따라 서로 크게 다릅니다. 따라서 개별주체들의 경제활동을 가지고 여러 부문과 다양한 산업들로 구성되어 있는 국민경제 차원에서 경기를 판단하기는 곤란합니다.
그러면 왜 경기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가요? 그것은 경기 판단과 예측이 어떤 경제행위를 결정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고려사항의 하나로서 그 정확성 여부에 따라 미래의 경제적 성과가 매우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계가 부동산이나 주식과 같은 자산의 구입 시기를 결정하거나 기업이 수요를 전망하여 이에 적합한 생산과 시설투자 계획을 수립하기 위하여, 정부가 국민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이 지속될 수 있도록 경제여건에 알맞은 경제정책을 운용하기 위하여 경기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예측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경기란 생산, 소비, 투자, 고용 등 실물부문 활동과 돈의 양, 금리, 주가, 환율 등의 금융부문 활동, 그리고 수출입 등 국외부문 활동을 망라하는 여러 가지 경제변수들의 움직임을 종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기판단 과정은 사람으로 치면 종합건강진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종합건강진단을 통해 건강상태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적정한 치유책을 마련하듯이 경기판단을 통해 현 경제상황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찾는 것입니다.
경기가 장기적인 성장추세를 중심으로 반복하여 오르고 내리고 하는 것을 경기변동* 또는 경기순환(busines cycle)이라고 부릅니다. 경제활동이 활발하면 경기가 상승하여 정점에 이르게 되고 이후 경제활동이 부진해지면 경기가 하강하여 저점에 이르게 됩니다. 이러한 경기변동은 민간기업의 투자지출을 비롯한 수요충격, 통화량 변동, 불완전 정보에 의한 기대, 기술이나 생산성의 변동 등 경제 내의 여러가지 실물 및 화폐적 요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현실 경제에서는 이들 요인
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경기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경기변동(경기순환): 경기가 장기적인 성장추세를 중심으로 반복하여 오르고 내리고 하는 것
이때 경기의 정점에서 다음 정점까지 또는 저점에서 다음 저점까지의 기간을 순환주기*라고 합니다. 경기의 순환과정은 보통 저점에서 정점까지의 상승국면과 정점에서 저점까지의 하강국면의 2국면으로 나누는데 이를 다시 상승국면은 회복기와 확장기로, 하강국면은 후퇴기와 수축기로 나누어 4국면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또한 장기추세를 기준으로 하여 윗부분 즉 경기정점을 전후한 기간을 호경기로, 아랫부분 즉 경기저점을 전후한 기간을 불경기 또는 침체기로 부르기도 합니다.
*순환주기: 경기의 정점에서 다음 정점까지 또는 저점에서 다음 저점까지의 기간
경기의 순환과정
우리나라의 과거 경기순환 과정을 보면 경기 상승국면과 하강국면이 매우 불규칙적이고 비대칭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197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경기순환을 살펴보면 가장 긴 주기는 67개월, 가장 짧은 주기는 35개월로서 차이가 컸습니다. 또한 한 주기 내에서 상승국면의 지속기간은 평균 31개월, 하강국면의 지속기간은 평균 18개월로 경기 상승국면은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 반면 하강국면은 짧은 기간 내에 급격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외국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비슷하게 관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기순환국면
경기를 판단하는 잣대
경제에 있어서 현재의 경기상황을 진단하거나 앞으로의 경기흐름을 예측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 방법에는 이미 발표된 경제지표를 이용하는 방법, 종합경기지표를 새로 작성하는 방법, 설문조사에 의한 방법과 계량모형에 의한 방법 등 크게 4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이미 발표된 경제지표를 이용하는 방법을 보면, 대표적인 경제지표로는 여러 가지 경제활동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국민소득 통계가 있습니다.
*경기판단 방법: 이미 발표된 경제지표를 이용하는 방법, 종합경기지표를 새로 작성하는 방법, 설문조사에 의한 방법, 계량모형에 의한 방법 등이 있음
그러나 국민소득 통계는 해당 연도나 분기 후 약 2~3개월 지나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신속하게 현재의 경기상황을 파악하거나 장래의 경기흐름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보통은 매월 발표되는 산업생산지수, 도소매판매액지수, 수출입통계 등의 개별지표를 이용하여 이들 지표들이 과거 경기순환과정에서 움직여 온 경험적 사실로부터 얻은 규칙성이나 유사성 등을 가지고 경기를 진단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들 지표들은 각 부문의 동향을 파악하기에는 유용하나 전체 경기의 움직임을 포괄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음으로 각 부문의 경제동향을 잘 반영해 주는 지표들을 활용하여 종합 경기지표를 새로 작성하여 경기의 움직임을 판단하는 방법입니다. 널리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는 경기종합지수가 있습니다. 경기종합지수는 비교적 가까운 장래의 경기동향을 예측하는 선행지수, 현재의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경기의 변동을 사후에 확인하는 후행지수를 만들어 경기판단과 예측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현 경기 국면을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하고 전환점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경제구조가 빠르게 변화할 경우 경기지표의 대응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따라 경제구조의 변화에 맞추어 구성지표나 그 합성방법을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요즈음은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IT)의 발달로 대용량 자료인 빅데이터를 경기동향 파악에 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신용카드 및 온라인 거래 실적 등의 자료를 통해 소비 동향을 신속히 파악하기도 하며 뉴스나 SNS의 키워드, 각종 검색어 등을 수집하여 경기지수를 만들기도 합니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에서는 나우캐스트(nowcast)*란 이름으로 최근 경제와 관련된 다양한 지표를 수집하여 경제성장률을 매주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소비자나 기업가와 같은 경제주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이용하여 경기동향을 파악하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방법을 자주 이용하는 것은 이들 경제주체들의 경기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과 생산 투자 소비계획 등이 단기적인 경기변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경험적인 사실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것으로 기업가를 대상으로 한 기업경기조사(BSI: Business Survey Index)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소비자동향조사(CSI: Consumer Survey Index)등이 있습니다.
*나우캐스트(nowcast): 다양한 경제지표의 최근 발표치를 계량모형에 산입,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재 또는 가까운 미래
의 경제상황을 추정하는 방법
이 방법은 다른 방법보다 비교적 손쉽게 경기변동을 판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조사결과가 응답자의 주관과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정확히 경기상황을 판단하고 경기전환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결점이 있습니다. 이 밖에 계량모형을 이용하여 경기를 판단·예측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경제변수의 상관관계를 계량모형을 통해 알아내어 경기를 예측하거나 경제정책 효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소득은 소비, 투자, 정부지출 및 수출입차를 합한 것이고 소비는 가처분소득의 함수, 투자는 소득과 이자율의 함수라는 식으로 모형을 설정하여 분석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주요 거시경제 변수들의 움직임을 정교하고 치밀한 통계기법에 의해 구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경제여건과 구조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경우 경제 변수들
간의 상관관계가 변하게 되어 기존모형에 의한 예측력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경기를 진단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각각의 단점도 있으므로 현실 경제를 분석할 때에는 어느 한 가지 방식보다 다양한 분석방법에 의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판단하고 있습니다.
경기의 연착륙과 경착륙
우리는 각종 신문이나 뉴스에서 경기가 ‘연착륙’할 것인지 ‘경착륙’할 것인지와 같은 말을 수시로 보고 듣지만 이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라 당황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승객이 불안감을 느낄 정도로 비행기가 활주로에 거칠게 착륙하는 것이 경착륙이고, 이와 반대로 연착륙은 예상 하강경로를 염두에 두면서 미리 고도와 속도를 적절히 낮추어 비행기가 활주로에 부드럽고 안전하게 내려앉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의미와 같이 경착륙은 경기의 하강속도가 매우 급격한 것을, 연착륙*은 경기가 서서히 하강하는 것을 나타냅니다.
*경기의 경착륙과 연착륙: 경착륙은 경기의 하강속도가 매우 급격한 것을, 연착륙은 경기가 서서히 하강하는 것을 나타냄
정확한 경제예측은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일 : 景氣展望 = 景氣占望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예측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앞날을 알아보기 위해 점쟁이를 찾아가는 등 많은 노력을 하지만 미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경제예측도 다를 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과거의 소비, 투자 등 거시경제지표를 기초로 계량모형을 만든 후 동 모형에 주요국의 경기 및 국제금융시장 상황, 환율, 국제유가, 반도체 가격 등 대내외 변수의 전망치를 집어넣어 경제성장률 등을 예측하게 됩니다.
이러한 예측치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틀려도 너무 많이 틀린다는 지적을 자주 합니다. 어느 전문가는 이처럼 예측능력을 문제 삼자‘예측하는 사람은 가장 불행하다. 주역 공부를 할 수 없는 일이고…’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그러면 경제예측을 할 때 왜 정확히 맞추기가 어려울까요? 우선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데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성장률, 교역신장률, 환율, 국제유가 등에 대한 국외기관의 예측치가 국내 경제예측을 할 때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런데 세계적인 전문예측기관들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주요 지표의 전망치를 수시로 수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국내 경제예측을 할 때 국외기관의 예측치가 빗나가거나 수정된다면 이에 기초한 경제예측은 틀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대내여건의 변화로 예측이 빗나갈 수도 있습니다. 정치 환경 변화, 기상이변, 노사관계 불안 등 사전에 고려하기 어려운 것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점도 예측치의 오차를 크게 합니다. 다음으로 예측기법의 한계를 들 수 있습니다. 예측을 할 때 활용하는 계량모형은 기본적으로 과거 경제변수의 움직임을 반영하고 있는데 경제구조가 크게 달라질 경우에는 이를 적절히 포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또한 수많은 전제가 필요한 대규모 거시계량모형의 구축에 한계가 있는 점도 예측력을 떨어뜨리는 한 요인입니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경제예측을 정확히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각 경제예측
기관들은 국내외 경제여건과 구조가 급격히 변할 때마다 기초 자료가 되는 국외예측기관의 전망치를 반영하거나
그 모형구조를 바꾸어 예측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외의 유수예측기관들은 당초 예
측치를 자주 수정하고 있으며 보다 정교한 모형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비공식적으로 경기변동을 판단하는 재미있는 방법들
경기하면 왠지 어렵게만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이 복잡하고 전문적인 통계나 자료에 의존하지 않고도 경기변동을 판단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경기상황을 나름대로 손쉽게 진단해 볼 수 있습니다. 경기의 상황에 따라 거리의 옷 색깔이 달라지는데 경기가 좋을 때에는 밝고 깨끗한 색깔의 옷이 많이 눈에 띄는 반면 경기가 나쁠 경우에는 어둡고 우중충한 색깔이 주류를 이룬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경기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독특한 현상도 나타나는데 경기나 나빠지면 길거리의 담배꽁초의 길이가 짧아진다든지 위스키나 맥주보다는 소주의 판매량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병원의 경우에도 경기가 좋을 때에는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들이 상당히 있으나 경기가 나쁠 경우에는 찾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드는 반면 신경정신과는 더욱 붐비게 되는데 이는 불황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해 상담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나름대로 자기만의 경기진단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에 들어가기 전 쓰레기 배출량을 살폈다고 합니다. 뉴욕시 외곽에 위치한 퀸즈, 브루클린, 브롱스 등이 그가 자주가던 쓰레기 매립장인데 뉴욕시의 쓰레기 물동량의 증감을 통해 현재의 소비 동향을 판단했던 것입니다, 티모시 가이트너 전 미국 재무장관은 매일 아침 60가지 지표를 점검했는데 체크리스트에는 주가, 금리, 환율과 같은 통상적 경제지표는 물론 스타인웨이(그랜드피아노) 매출 동향도 들어 있었습니다.
경기가 나쁠수록 고급 피아노는 덜 팔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월트디즈니회장을 지낸 마이클 아이스너는 소비자신뢰지수와 디즈니랜드 예약률, 투자은행으로 부터 걸려오는 전화를 경제지표로 삼았습니다. 그는 불황에는 투자은행들의 전화가 평소보다 5배는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 월스트리트 저널(2000년)은 일반인들이 경기변동을 파악할 수 있는‘피부경제지표 12가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① 일요일자 신문의 부피: 경기가 호황일 때는 기업의 광고비 지출이 늘어나 주말판 신문의 두께가 두툼
해짐
② 자동차 광고문구: 호경기에는 호사스러운 문구, 불경기에는 할인판매와 저금리 할부금을 강조
③ 미 연준의장의 위상: 호경기에는 만인의 우상, 불경기에는 인기저하
④ 화물열차의 행렬: 차량숫자와 경기가 비례
⑤ 주택시장: 경기가 좋을 때에는 매물이 즉시 처분되는 경향
⑥ 달러화의 위력: 호경기에는 달러화 가치 상승
⑦ 장단기 금리 역전: 경기둔화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를 하회하는 역전현상 발생 가능
⑧ 목수 등 잡역부 수요: 경기가 나쁠 때는 이들을 부르기가 쉬움
⑨ 범죄율: 경기가 좋아지면 범죄율이 하락
⑩ 신기술제품 소비: 소비가 늘면 호경기, 줄면 불경기
⑪ 출산율: 호경기에는 가계사정이 나아져 출산율이 높아짐
⑫ 주식투자: 경기호황은 증시활황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임
자료 : 이준구,‘열린 경제학’, 중앙일보 2016년 11월 7일, 한국경제신문 2000년 6월 27일 수정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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